미안해. 나무야.

2007. 9. 19. 13:55한가족/(한)나무



네가 귀엽게 생긴 것은 알지만 차별 할수밖에 없어
왜냐하면 내가 고양이를 먼저 키우고 있었는데 그 다음에 네가 온거거든.
그것도 고양이는 내가 보고 너는 어머니가 보는 것으로 쇼부를 봐서 말이지.
이건 일종의 협상 같은거야. 서로 동물 키우는 것을 조건으로 밥 주는거나 변 치우는거나 놀아주는 것도 모두.. '돌봐주는 것은 키우겠다고 한 사람의 몫'이라는거지.
그래서 나는 너를 돌봐줄수도 감싸줄수도 없구나.

내가 그루랑 놀고있으면 부러운 듯 옆에 앉아서 놀아달라고 나에게 재롱 부리는 네가 조금은 귀엽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서 간간히 놀아주기도 하지만 난 역시 차별 할 수 밖에 없구나.
다행인지 불행인지 네가 온 후로 베란에서만 생활하는 그루를 보면서 그루가 더 불쌍하게 느껴져서 말이지.
네가 베란다와 마루 사이에 버티고 있으니 그루가 마루에는 올라오지도 못 하잖니.

어쨌거나 너를 먼저 키웠다고해도 나는 지금처럼 너보다 고양이를 더 이뻐했겠지만 (강아지보다 고양이가 더 좋은 관계로) 그래도 지금보다는 조금 더 놀아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.

네가 배변만 잘 가린다면 지금보다 두배는 커져도 키우는데 무리는 없을거라 생각하지만... 시추와 슈나우저 믹스인 네가 정말로 지금의 두배로 커지는 날에는 완전 마이너스 요소들만 남아있을거라고 봐.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배변을 잘 가리게 되면 좋을 것 같아.
(뭐.. 어머니께서 배변훈련을 잘 시키고 있다고 보고있지는 않다만..;;;)
어머니한테 혼낼께 네가 주눅 들어있는 모습은 보기 싫고 한대 때린다고 깨갱거리는 소리도 신경 쓰이고..  아무튼 어서 어서 적응해서 구루랑도 잘 놀았으면 좋겠어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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